Eye to Eye, Side:E, Mori Art Museum Ver. (2025)
Eye to Eye, Side:E, Mori Art Museum Ver. (2025)
《Eye to Eye》는 속성을 넘어 서로 마주보는 행위에서 시작되는 소통의 과정을 가시화한 멀티채널 비디오 설치 연작이다.
속성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행위 그 자체를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수행성 퍼포먼스와 같은 과정으로 바라본다.
카메라에 기록되는 것은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만남이 겹겹이 쌓여가는 시간 그 자체이며, 촬영 행위는 관찰이나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만남의 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기 위한 방법이다.
사회적 문제를 포함한 모든 현상은 단일한 시점으로 파악될 수 없다는 생각을 토대로, 본 작업의 전시 공간은 멀티채널 영상과 사운드로 구성되었다.
작품의 배경은 브라질에서 일본 시가현으로 이주한 아이들이 다니는 산타나 학원(Colégio Sant’Ana)이다.
이 학교는 일본계 브라질인 2세인 나카타 켄코 선생님이 1998년에 설립한 보육·교육 시설로, 조립식 건물과 주택을 결합한 교사(校舍)에서 0세부터 18세까지 약 50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으나, 행정적 지원은 거의 받지 못하며 약 30년간 교장선생님과 교사들의 사랑으로 운영해 왔다.
산타나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지역사회와 접촉할 기회가 적으며, 교사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일본어를 제한적으로만 사용한다.
2022년, 이들과 지역사회를 예술로 연결하는 프로젝트의 디렉터로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지속적인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본 연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의 속성을 넘어 ‘관계성’이 형성되기까지 축적된 시간과 행위를 가시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 발견과 변화를 관객이 다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시한다.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마주보는 가장 단순한 행위를 담은 비디오 포트레이트 《Eye to Eye》를 기점으로, 사람들이 서로 마주할 때 드러나는 관계와 상황을 다층적으로 비추는 《Side:A》에서 《On the Other Side of the Door (Side:D)》에 이르는 영상설치작품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해왔다.
4채널 비디오 설치 《Eye to Eye, Side:E》는 이 연작의 최신작이다.
본 작품은 2025년 11월 1–2일에 개최된〈Knots Art Festival at 산타나 학원 ― 보고, 그리고, 연주하고, 먹고, 가끔 춤추는! 모두를 잇는 예술 축제〉의 다양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페스티벌에는 산타나 학원을 둘러싼 브라질 커뮤니티와 후원자들, 작가가 속한 콜렉티브의 멤버들, 기존 아트 프로젝트의 관계자들,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학교를 방문하고자 한 일반 참가자들이 함께했기에, 기존의 ‘아이들을 지역사회로 데리고 나가는’ 방식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산타나 학원으로 지역의 사람들을 함께 맞이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졌다.
공간은 아이들과 교사들과 함께 만들어진 이 페스티벌의 기록의 단편들을 재구성한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화면이 동시에 나타남으로써 관객은 하나의 입장에 고정되지 않고, 다층적인 관계성 속에 놓이게 된다.
전시 공간과 헤드폰에서는 페스티벌을 위해 한국에서 방문한 오로민경(Oro Min-kyung)이 진행한 사운드 워크숍〈작은 움직임, 큰 노래: 연결되는 숲〉을 통해 쌓아 올린 소리와 아이들과 함께 보낸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녹음한 소리, 비와호수와 시가 지역 자연의 소리, 그리고 《Eye to Eye, Side:A》(2022) 및 이번 전시에 투사되는 영상 작품의 사운드가 믹싱되어 있다. 이 소리의 레이어들은 관계의 중층성으로 표현되며 공간 전체로 확장된다.
벽화 작업에서는 두 사람이 양옆에서 인체의 윤곽을 따라 그리는 행위를 통해, 몸과 몸이 협업하는 과정 그 자체가 작품의 핵심으로 전개된다.
‘Eye to Eye ― 서로 마주보는 행위’는 결코 혼자서 이루어질 수 없다.
함께 축제를 만드는 일, 혼자서는 그릴 수 없는 벽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겹겹이 쌓은 소리와 시간으로 표현한 공간은 지속적인 만남을 통하여 발생하는 상황 그 자체를 형상화하려는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