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Statement, Gwangju Museum of Art "Light 2016", 201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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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Art Work - Click

 

 

설치공간의 주제는 크게 '가족''학교'로 나뉜다. 이 두 주제는 근대기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공동체로써, 이를 둘러싼 역사와 전통 그리고 공동체 속 개개인의 정체성과 관계성이 매우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은 나 스스로에게도 동일해서, 작품의 주요 매체인 사진과 영상을 사용하면서 대상과 심리적으로 교감하고 그들의 삶의 풍경에 나의 경험을 이입, 중첩시키며 관계를 맺는다. 이 공간은 소통하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며 촬영된 이미지와 오브제, 사운드 등으로 구성된 최종 결과물이다.

 

SPACE I 사이에서 SAIESEO: between two Koreas and Japan 

첫 번째 공간은 내가 나서 자란 '자이니치(*在日:ZAINICHI 식민지시기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교포와 그 후손들)'  커뮤니티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남북한과 일본의 세 나라 사이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왔다. 외부에서는 그들을 '자이니치'라는 단어로 묶어버리지만 나는 이 커뮤니티에 속하는 여러 가족들의 개인사를 통하여 그들에게도 다른 공동체나 커뮤니티와 마찬 가지로 다양한 정체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각 가족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가족사에 대한 인터뷰를 하였고 누구를 주인공으로 어떤 날을 담을 것인지 많은 대화를 나눈 뒤, 가족들이 모이는 거실에서 카메라를 들고 마주본다. 현재 4세대, 5세대가 태어나는 일본을 배경으로 세대마다 갖는 결혼관, 교육관, 그리고 3개의 문화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는 정체성들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SPACE II 리얼웨딩 The Real Wedding Ceremony, 컴온잔치 Come on Ceremony

두 번째 공간은 확장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로부터 '결혼식'이라는 의식(儀式: ceremony)을 통하여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였다. 의식의 형태는 각 지역의 전통형식을 시작으로 사회와 문화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식을 유입하며 바뀌어간다. 나는 1920년대에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신 조부모님의 가족으로서, 2003년부터 한국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각양각색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일식집에서의 '가문잔치'(제주에서 결혼 전날 신랑신부집에서 친지들이 모여 치르는 잔치), 중국식당에서의 '자이니치(*在日:ZAINICHI 식민지시기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교포와 그 후손들)', 한국 전통혼례와 일본 전통혼례, 성당에서의 결혼식, 한국 웨딩홀의 식권문화 등 형식과 음식은 다양하다. 나는 이 다양한 형식이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라는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 관심을 가지고 이제까지 경험한 결혼문화를 토대로 새로운 의식을 만들어 나 자신의 실제 결혼식을 두 차례의 퍼포먼스로 진행하였다. 신랑신부를 둘러싼 공동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의식을 함께하며 가족을 이루는 것이다.

스크린의 영상 <리얼웨딩>에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결혼식 참석자들이 한일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실제와 연출 사이에서 서로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니터에서 상영되고 있는 <컴온잔치>의 배경은 일본식 토지구획에 한국식으로 지어진 성북동 도시한옥마을이다. 성북동은 이웃의 정이 오가는 골목문화가 남아있는 동네라, 영상의 배경에 보이는 가구들은 지역주민들에게 빌려올 수 있었다. 그렇게 꾸민 집에서 부침개와 오코노미야키(일본부침개), 막걸리와 사케(일본 청주) 등 한일의 음식과 빈티지 한복원단으로 제작한 신부의상을 준비하고 제주도의 '가문잔치'일본에 건너가서 변형된 '가문잔치'를 재해석한 잔치를 열었다.

 

 

SPACE III sweet hours

세 번째 공간은 다양한 개인이 다니는 '학교'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학교'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배움의 터를 의미한다. '학교' 대한 기억은 사람마다, 세대마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학교'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며 이해관계 없이 친구들과 만날  있는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고 관계를 형성하며 성인이 되어가고, 어느 곳이나 학교라고 부르지만 그 안에는 모든 개인이 자기만의 경험을 가지고 다른 일상들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나의 학창시절의 기억과 아이들의 일상의 파편을 모아 평온한 일상이 축적된 공간이며, 2001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담아온 사진과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 중간에 설치된 책상에 앉아서 귀를 대면 학교와 아이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2017년에 60주년을 맞이하는 기다오사까조선초중급학교의 학생수는 현재 24명의 중3을 제외한 모든 학년이 10명을 넘지 않는다. 15년간 진행된 작품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변하고 있는 나의 그리고 우리의 학교를 담고 있다.

 

16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2016 -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