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SEONGBUK CULTURAL FOUNDATION, Korea, Jan 2016

SEONGBUK CULTURAL FOUNDATION Korea,

Interview "PEOPLE" - KIM insook, 26 Jan 2016, www.sbculture.or.kr

Text: 황현 Hwang Hyun


김인숙 작가 인터뷰


"관계맺기" 통해 담아내는 사회

사진·영상작가 김인숙



지난 11월부터 얼마 전까지, 멀리 핀란드의 포리미술관에서 성북동을 만날 있는 작품이 하나 전시되었습니다. 바로 사진/영상작가 김인숙의 작품이었는데요,

<아리에게>라는 제목의 영상물은 10 예술가 아리가 성북동을 기반으로 지역예술기관들과 활동중인 예술가들에게 초대편지를 받아 만나러 가는 사진들을 영상으로 엮은 작품입니다.


쌀쌀한 겨울바람은 불어도 쾌청하던 어느 겨울날, 김인숙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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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작가는 재일교포 3세로 일본 오사카에서 자라왔지만 지금은 주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영상 아티스트입니다.

재일교포 사회와 조선학교, 사회적 의미를 지닌 정체성, 지역사회와 동네의 문화 등 작가 주변을 둘러싼 환경과의 "관계맺기"를 통해 일상적인 모습을 과거-현재-미래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우선 성북동을 작품의 주제로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 성북동에 위치한 캔파운데이션의 '오래된 집 재생 프로젝트'(가족이 되는 집)에 참여하면서 성북과 인연을 맺었어요. 동네 자체가 문화에 친숙하고 몸에 배어 있어서 예술가가 특별하지도 않고, 그냥 동네 사람으로 만나주는 것이 성북동에 매력을 느꼈어요. 성북동 골목 골목이 다 재미있는데, 주민분들에게 "아주머니 저 작가인데 잔치에 쓸 뭐가 필요해요~"라고 말하면 그냥 덥석 다 빌려주시는 그런 동네, 정말 신기했어요. 지역의 활성화를 지향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로써, 그렇게 성북과 '관계맺기'를 하게 되었죠.


<아리에게>는 그 과정에서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제안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예요.

처음엔 옛날 공간과 현재의 미술공간을 관계맺기 하려고 하다가, 제가 기존에 하던 재일교포 관련 작업들과 달리 성북을 아직 잘 모르고 어설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먼저 지역의 예술과 관계를 맺었어요. 이 지역의 아이가 문화공간을 찾아갔으면 좋겠고, 그 친구가 미래의 아티스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아리를 소개받게 되었지요. 그래서 제가 관계맺기를 한 성북지역의 예술가들에게서 편지를 받아와 아리가 찾아가고 소개하는 컨셉이 도출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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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는 성북동에 살고 있는 민요를 잘 부르는 어린이 예술가입니다. 외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시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개량한복을 즐겨 입고 어머니는 성북동의 분위기를 물씬 전해주는 맛집을 운영하고 계세요. 나중에는 민요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이날도 예쁜 한복을 입고 찾아와 구성진 노랫가락을 들려주었습니다.



작가님이 작품들을 통해 하고 계시는 이야기는 어떤 것들인가요?

- 요즘은 사회적인 이슈를 메인으로 하는 작품들이 정말 많지만, 사회적인 것 안에서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많지 않다고 느꼈어요. 이슈화될 여지가 많은 저널리즘적인 작품들은 정말 많은 데 정작 그런 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은 보기 힘들죠. 전 그런 복잡한 이슈에서 멀어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거꾸로 작업을 해요. 이슈화되는 사회적 배경과 선입관이라는 필터가 입혀지지 않은 시선으로, 그냥 너무도 당연한 삶의 모습과 일상을 담았어요. 그런 제 작업을 유토피아적이라고 하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있을법한 일상의 풍경, 힘든 모습이나 눈물이 없는 그런 면 때문에. 그렇게 제 작업은 긍정적인 면을 보이고 싶었어요.

종종 제가 담는 모습이 너무 당연해서 작품적인 의미가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아요. 제 실제 결혼식이나 평범한 가정집에서 찍은 가족 등을 화면에 담으니까요. 저는 그렇게 평범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 노는 것이 당연한데, 조선학교 아이들도 저렇게 뛰어노네, 라고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시선을 깨고 싶었죠.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 제 작품은 아무렇지 않은 것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작가님이 하실 이야기들이 궁금해지네요.

- 중간자, 경계에 있는 사람으로서의 시선으로 제가 할 수 있는 해석들을 표현할 예정이에요. 실제로 얼마 전에 한국 큐레이터, 일본의 작가, 그리고 재일교포인 저의 시선으로 양국의 공통되는 요소들에 대한 재해석을 표현한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관계를 찾아서 활동할 예정이에요. 많이 지켜봐 주세요.



가정집의 가족들을 찍은 작품에서는 벌레 먹은 나무로 만든 액자로 가구를, 학교를 찍을 때는 창문을 통해서 점점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는 효과를 위한 액자를 찾아낼 만큼 디테일한 작품표현을 고민한다는 김인숙 작가. 앞으로도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당연한 누군가의 삶을 따뜻한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보여주실 것을 기대합니다